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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음악, 어떻게 변했을까?

by edu414 2025. 9. 11.

 

제2차 세계대전과 음악

전후 현대음악의 지형
요약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음악은 파괴와 재건의 맥락에서 태동했다. 다름슈타트 강좌를 축으로 한 유럽의 문화 재건과 미국 대학 시스템은 총렬주의·우연성·전자·구체음악· 미니멀리즘 등 전위적 실험을 촉발했고, 1970년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원화 속에서 21세기 음악의 토대를 형성했다.

서론: 전쟁 이후의 새로운 음악 환경

제2차 세계대전은 인류의 삶뿐 아니라 음악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20세기 전반까지의 음악사가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면, 1945년 이후 음악의 주도권은 미국과 유럽이 양분하는 구도로 바뀌었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유럽은 문화 재건의 일환으로 “신음악을 위한 다름슈타트 국제 하계 강좌”를 개최했다. 이 강좌는 쇤베르크와 제2비엔나 악파의 음렬음악을 재수용하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새로운 예술음악을 소개·토론하는 장이 되었다. 동시에 미국에서 대학 제도를 기반으로 활동한 작곡가들과 다문화적 환경은 전위적 실험을 확산시키며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했다.

1970년 이전의 주요 음악 사조

전후 음악은 실험성과 급진성을 특징으로 한다. 대표 경향은 다음과 같다.

  • 총렬주의 (total serialism): 12음 기법을 확장해 음고뿐 아니라 리듬·강약·음색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
  • 우연성 음악 (chance music): 존 케이지의 4분 33초, Music of Changes 등에서 보이듯, 무작위성과 불확정성을 음악의 본질로 수용.
  • 구체음악 (musique concrète): 피에르 셰페르가 녹음된 현실의 소리를 전자적으로 편집·가공해 작품화, ‘소리 자체’를 음악으로 확장.
  • 전자음악 (elektronische Musik): 슈톡하우젠과 쾰른 WDR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합성음·테이프·공간 배치 등 새로운 음향 실험 전개.
  • 음색 작곡 (Klangkomposition): 음색 중심의 작곡 개념으로, 후일 스펙트럼 음악의 단초 제공.
  • 미니멀 음악 (minimal music): 라일리의 In C, 라이히의 Clapping Music, 글래스의 오페라 Einstein on the Beach 등 단순 동기 반복과 점진적 변화를 통해 새로운 몰입을 창출.

대표 작곡가와 작품

  • 올리비에 메시앙: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에서 종교적·리듬적 탐구를 보여주었고, 저서 나의 음악 어법, 4개의 리듬 연습을 통해 후대 총렬주의의 기초를 마련.
  • 피에르 불레즈: 구조 I(두 대의 피아노)은 음고·리듬·강약 등 모든 요소를 순열화한 전형적 총렬주의 작품. 이후 전자수단과 공간·음향 실험으로 외연 확장 (IRCAM 설립 등).
  • 칼하인츠 슈톡하우젠: ‘그룹작곡’으로 점묘적 수법을 확장. 대위점들, 시간의 속도에서 ‘열’ 개념을 발전시켰고, 그룹들(Gruppen), 네모에서 다중 오케스트라와 합창을 통한 대형화 실현.
  • 밀턴 배빗 (Milton Babbitt): ‘집합이론(set theory)’을 음악에 적용, 음높이뿐 아니라 리듬까지 체계화. 12개 악기를 위한 작품 등에서 미국 아방가르드의 지적 전통을 제시.
  • 존 케이지: 준비된 피아노의 Sonatas and Interludes, 침묵의 작품 4분 33초로 음악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재정의.

1970년 이후: 포스트모더니즘과 다원화

1970년대 이후 현대음악은 단일 양식의 주도 없이 다양한 경향이 공존한다.

  • 포스트모더니즘: 과거/현재, 고급예술/대중음악, 서양/비서양의 경계를 해체하며 융합.
  • 스펙트럼 음악: 그리제와 머라이유가 음향의 스펙트럼 분석을 바탕으로 화성과 음색을 조직.
  • 신낭만주의: 후기 낭만적 서정성을 재소환하는 흐름(일부 작곡가의 후기).
  • 크로스오버·대중문화 수용: 재즈·록·팝과의 접점 확장, 영화음악/실험음악의 경계 희석.
  • 전자·컴퓨터 음악: 디지털 합성, 라이브 일렉트로닉스, 실시간 신호 처리 등 기술 기반의 창작 확대.

결론

전후 음악은 ‘질서와 해체, 실험과 수용’의 긴장 속에서 태어났다. 다름슈타트 강좌는 유럽의 사상적 재건을 집약했고, 미국은 대학 제도와 다문화 환경으로 전위적 실험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메시앙·불레즈·슈톡하우젠·배빗·케이지 등은 각기 다른 길을 열었고, 1970년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원화는 21세기 음악의 복합적 성격을 예고했다.